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2011년 개봉한 대만의 청춘 로맨스 영화로, 개봉 당시 아시아 전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는 대만 작가이자 영화감독인 구파도(九把刀, 지우바다오, Giddens Ko)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아 자신의 학창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감성적인 스토리를 담아냈다.
단순한 학창 시절 로맨스에 머물지 않고 첫사랑의 아련함, 성장의 아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1990년대 대만의 학창 시절 풍경과 문화는 관객들에게 향수를 자극하며,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주연 배우로는 가진동(柯震東, 커전둥)이 반항적인 소년 ‘커징텅’ 역을 맡았으며, 천옌시(陳妍希, 진연희)가 모두가 동경하는 반의 우등생 ‘션자이(沈佳宜, 션자이)’ 역을 연기했다. 두 배우의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연기는 영화의 몰입도를 높이며, 많은 이들에게 나도 그런 첫사랑이 있었지라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1990년대 대만, 시끌벅적한 고등학교. 장난기 많고 자유분방한 소년 커징텅과 그의 친구들은 학교생활을 만끽하며 매일 같이 말썽을 피운다. 하지만 그런 그들과는 달리, 반에서 가장 똑똑하고 단정한 여학생 션자이는 언제나 선생님과 친구들의 신뢰를 받는 모범생이다.
커징텅과 친구들은 그런 션자이를 동경하지만, 그녀의 반듯한 성격과 공부에 대한 진지한 태도 때문에 거리감을 느낀다. 그러나 어느 날, 선생님은 커징텅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션자이에게 그를 감독하는 임무를 맡긴다. 처음에는 서로를 귀찮아하던 두 사람. 하지만 션자이는 단순히 잔소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커징텅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진심 어린 조언을 해준다. 커징텅은 점점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본격적으로 션자이를 좋아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커징텅과 션자이는 친구처럼 지내며 점점 가까워진다. 션자이는 커징텅이 단순히 문제아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커징텅 역시 그녀의 다정함과 성숙함에 더욱 끌리게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하다. 서로를 좋아하지만, 고백하지 않는다. 커징텅은 그녀에게 다가갈 용기가 없고, 션자이는 그런 그의 마음을 알지만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졸업이 다가오면서 두 사람은 점점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결국 결정적인 한마디를 하지 못한 채 각자의 길을 가게 된다. 커징텅은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션자이 역시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간다.
대학생이 된 커징텅과 션자이는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확인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두 사람은 점점 다른 삶을 살게 되고, 결국 서로를 향한 감정도 흐릿해져 간다. 커징텅은 그녀를 잊지 못하지만, 여전히 솔직하게 마음을 전하지 못한다.
몇 년 후, 커징텅은 한 소식을 듣게 된다. 션자이가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자리에서 커징텅은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묻는다. 만약 그때 내가 더 용기를 냈다면, 우리 둘은 달라질 수 있었을까? 션자이는 웃으며 대답하지만, 그 대답은 결국 과거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한다.
결국 커징텅은 그녀를 축복해주며, 자신의 첫사랑이 끝났음을 받아들인다. 영화는 커징텅이 결혼식장에서 장난스럽게 소원을 비는 장면으로 끝난다. 그는 여전히 익살스럽지만, 어딘가 조금은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첫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성장의 아픔과 시간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첫사랑의 설렘, 고백하지 못한 후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감정까지, 영화는 현실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구파도 감독은 영화 속에서 감정의 과장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영화의 대사와 연출은 자연스럽고, 마치 한 편의 회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대만 특유의 감성적인 영상미와 음악이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 청춘의 빛나는 순간들을 따뜻한 색감으로 담아내며,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가슴 아픈 장면들이 조화를 이룬다.
커징텅과 션자이의 관계는 현실적이기에 더욱 공감이 간다. 서로를 좋아하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고, 결국 시간이 흘러 다른 길을 가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기억이 여전히 가슴 한편에 남아 있는 감정. 이것이 바로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다. 누구나 한 번쯤은 첫사랑을 떠올리며 미소 짓거나 아련함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그런 감정을 다시금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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